이야기 개요
예술가 크리스 조던은 서구 문화의 모습을 사진으로 나타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킵니다. 그의 작품들은 하루에 우리가 소비하는 종이컵의 양이 얼마나 많은가와 같은, 보통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통계치들을 보여줍니다.
연사 정보
Chris Jordan runs the numbers on modern American life -- making large-format, long-zoom artwork from the most mindblowing data about our stuff. "As you walk up close, you can see that the collective is only made up of lots and lots of individuals. There is no bad consumer over there somewhere who needs to be educated. There is no public out there who needs to change. It's each one of us." Chris Jordan on Bill Moyers Journal
번역: mei2009
리뷰: Seyoung Yoon
TED2008

 

 

제 작업은 우리 모두가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행동들에 관한 것입니다. 집단적인 수준에서 말입니다. 우리들은 부인하지만 실제로는 우리 의식 표면 아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행동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각자, 언제나, 매일 이 행동들을 합니다. 마치 다른 사람한테 화가 나서는 당신 부인에게 얄밉게 구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아니면 파티에서 긴장해서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거나 속상한 일이 있어서 과식을 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행동을 할 경우, 즉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무의식적인 행동을 할 경우 각자의 행동이 쌓이고 쌓여서 결국엔 아무도 원하지 않고 의도하지도 않았던 재앙과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제 사진 작품을 통해 살펴보고자 하는 겁니다.

 

이것은 제가 최근에 완성한 작품입니다. 멀리서 보면 신고딕양식의 만화의 한 장면처럼 보입니다. 매연을 뿜어대는 공장같죠. 조금 가까이 들여다 보면 파이프와 같은 것들이 여러 개 보입니다. 화학공장 같기도 하고 정유공장 혹은 무지 복잡한 고속도로 인터체이지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이건 사실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컵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플라스틱 컵 백만 개를 나타낸 것입니다. 미국 내 비행기에서 6시간마다 사용되는 플라스틱 컵의 개수와 같은 양이죠. 매일 비행기 안에서 4백만 개의 플라스틱 컵이 사용되는데 대부분이 재활용되지 않고 버려집니다. 항공업계에선 절대로 재활용을 하지 않더군요.

 

4백만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도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종이컵의 개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따뜻한 음료용으로 하루에 4천만 개의 종이컵이 사용되는데 대부분 커피를 담기 위해 사용됩니다. 종이컵 4천만 개는 캔버스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41만 개는 가능하더군요. 이것이 41만 개의 컵을 모아놓은 모습입니다. 15분만에 소비되는 양이죠. 이 많은 종이컵들을 실제로 쌓아보면 이 정도의 크기가 됩니다. 이건 한 시간에 해당되는 양이구요. 이건 하루치에 해당되는 양입니다. 저기 아래 작아진 사람들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42층 건물과 맞먹을 정도로 컵이 쌓였습니다. 비교할 수 있도록 자유의 여신상을 넣어 보았습니다.

 

자유의 여신상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현재 우리 사회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제가 생각하기엔 아주 심각한 현상이 또 있습니다. 바로 전체 인구에서 수감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 세계 어느 나라 보다도 미국이 가장 높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 감옥에 수감된 네 사람 중 한 사람은 미국 영토 내에 수감된 미국인입니다. 그 수치를 보여드리겠습니다. 2005년에 230만 명의 미국인들이 감옥에 갇혀 있었습니다. 그 후로 그 숫자는 증가했지만 아직 통계는 나와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230만 벌의 죄수복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이 사진을 실제 크기에서 보면 죄수복 한 장은 5센트짜리 동전의 두께와 비슷합니다. 매우 작죠. 겨우 하나의 물체로 보일 정도입니다. 230만 벌을 캔버스 하나에 넣으려고 했지만 전 세계에 있는 어떤 프린터도 그걸 출력할 수 있을 정도로 크지 않았습니다. 결국 캔버스를 몇 개의 패널로 나눠야 했죠. 각각의 패널은 가로 25피트 세로 10피트의 크기입니다. 그 작품을 뉴욕의 한 화랑에 전시한 모습입니다. 작품을 보고 계신 분들은 저의 부모님이시구요. (웃음) 이 작품을 볼 때마다 어머니가 아버지께 이렇게 속삭이지 않으실까 궁금합니다. "얘가 드디어 빨래를 갰네." (웃음)

 

이제 중독에 관한 작품 몇 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담배 중독에 대한 것입니다. 저는 흡연으로 사망하는 미국인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그 실제 수치를 보여주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매년 미국에서 40만 명 이상이 흡연으로 사망합니다. 이 작품은 엄청나게 많은 담배갑을 쌓은 겁니다. 천천히 물러나면 이 그림이 반 고흐의 그림 '담배를 문 해골'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9/11 테러에서는 3천 명의 미국인이 사망했습니다. 그 때의 반응을 기억하시나요? 9/11 테러는 전 세계에 반향을 일으켰고 앞으로도 그 사건은 계속 기억될 것입니다. 아마 100년 후에도 9/11 테러에 대한 얘기는 나올 것입니다. 그런데 9/11 테러가 일어난 같은 날에 1,100명의 미국인들이 흡연으로 사망했습니다. 그 다음 날에도 1,100명의 미국인들이 흡연으로 사망했습니다. 그 후로도 매일, 하루에 1,100명의 미국인들이 흡연으로 죽었고 오늘도 1,100명의 미국인들이 흡연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일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그냥 잊어버립니다. 담배 회사들의 로비가 너무나도 강력하기 때문이죠. 우리는 이 일을 그냥 의식에서 지워버립니다. 그리고 흡연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면서도 우리 아들과 딸들을 담배를 피게 만드는 환경에 내버려둡니다. 이것이 제가 다음 작품에서 이야기하고자 한 것입니다.

 

이것은 6만 5천 개비의 담배입니다. 이는 미국에서 매달 흡연을 시작하는 청소년들의 수와 같습니다. 매년 미국에서는 70만 명 이상의 미성년자들이 흡연을 시작합니다.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또 다른 기이한 현상을 여러분에게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은 바로 처방약의 오용과 남용입니다. 이 사진은 엄청난 양의 바이코딘(Vicodin)으로 만든 것입니다. 사실은 딱 한 알을 수도 없이 스캔한 겁니다. (웃음) 떨어져서 보면 21만 3천 개의 바이코딘이 보입니다. 이 숫자는 한 해 동안 미국인들이 응급실을 방문하는 횟수입니다. 그리고 이 방문은 처방 진통제와 항불안제의 오용과 남용으로 이어집니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약물 과다복용의 3분의 1이 처방약과 관련된 것입니다. 코카인, 헤로인, 알콜 등 모든 종류의 약물 과다복용을 다 포함했는데도 말이죠. 기괴한 현상입니다.

 

이것은 최근에 완성한 작품인데 또 다른 안타까운 현상에 대한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점점 늘어나는 가슴 성형에 대한 집착입니다. 작년에만 38만 4천 명의 미국 여성들이 자의적 선택으로 가슴 성형수술을 받았습니다. 이 수술은 대학생 신입생들이 받는 가장 인기 있는 고등학교 졸업 선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바비인형으로 그 이미지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조금 떨어져서 보면 꽃모양의 패턴을 볼 수 있습니다. 훨씬 더 뒤에서 보면 3만 2천 개의 바비인형들이 보입니다. 이 숫자는 매달 미국에서 시술되는 가슴 성형수술의 횟수와 같습니다. 이 수술을 받는 이들의 대부분이 21세 이하의 여성들입니다. 가슴 성형보다 인기 있는 유일한 성형수술이 지방 흡입이라는 것, 또 이 시술을 행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남성이라는건 참 이상한 일입니다.

 

덧붙여 저는 이것들이 그저 몇가지 예에 불과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것들이 가장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라고 내세우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들은 그저 몇몇 예일 뿐입니다. 저는 우리가 하나의 문화 공동체로서 감각이 마비된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그로부터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것입니다. 현재 미국은 일종의 마취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우리는 분노와 화, 슬픔과 같은 감정들을 잃어버렸습니다. 현재 우리 문화와 우리 나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또 전 세계에 우리의 이름으로 벌어지고 있는 잔학행위들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런 감정들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우리 문화와 국가에 대한 자부심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원인 중 하나는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개개인은 세계에 대한 각자의 상(像)을 만들려고 합니다. 사물들 사이의 상호 연관성에 대한 시각적이고 입체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죠. 우리가 구입하는 물품이 만들어지기 위해 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어떤 환경적 변화가 있었는지, 소비자로서 우리가 매일 하는 행동이 만 마일 떨어진 곳에서 어떤 사회적 영향을 행사하는지에 대한 이미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상(像)을 만들고 우리 문화의 거대함을 우리 자신에게 가르치려 할 때 우리가 다루는 정보는 어마어마한 숫자들로 보여집니다. 수백 만, 수 억, 수십 억. 요즘은 몇 조에 이르기도 합니다. 부시 정권의 새해 예산도 수십조 달러에 이릅니다. 그런데 우리 뇌는 이런 숫자들을 온전히 이해할 만한 능력이 없습니다. 우리는 이 어마어마한 통계 수치들로부터 의미를 끌어내지 못합니다. 제 작업을 통해 하고자 하는 것이 이것과 관련 있습니다. 이 이해할 수 없는 수치들과 통계들을 가져와서 보다 보편적이고 시각적인 언어로, 느낄 수 있는 것으로 새롭게 풀어 쓰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 문제들을 느낄 수 있다면, 만약 우리가 이 문제들을 더욱 절실히 느낄 수 있다면 이 문제들이 우리에게 지금보다 훨씬 더 의미있는 것이 될거라고 저는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하나의 거대한 질문에 맞서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각자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어떻게 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말이죠. 이 질문은 우리가 하나의 집단으로서 맞닥뜨려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변할 것인가? 문화 공동체로서 우리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우리 각자가 관여하고 있는 해결책의 일부분에 대해, 즉 우리 각자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질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면서 여러분이 스스로를 나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저는 미국을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단지 이것이 현재 우리의 모습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만약 우리 문화의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각자가 끄집어 낼 수 있는 도덕성. 우리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라는 질문을 마주하기 위해 우리가 만들 수 있는 품성의 깊이. 이것들은 개인 그리고 국가로서 우리를 이미 규정하고 있고 앞으로도 쭉 그럴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내린 결정의 결과를 고스란히 물려받게 될 미래 수십 억 인구의 삶의 질과 행복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저는 추상적인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바로 지금 이 순간 이 강의실 안에 있는 우리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박수)